포메이션에 관한 글, 그리고 덧글을 올린 것도 꽤 여러 번으로 기억하는데, 시즌도 시즌이다 보니 참 이 주제가 흥미롭게 다가오네요. 마침 4-4-2의 대체가 큰 기조로 나타나기도 하고, 많은 회원님들이 여러 글들을 올려주시는 분위기에 저 역시 알고 있던 사실들을 적어보자 합니다.
포메이션이라는 것의 역사는 사실 백년이 채 안되죠. 축구의 역사라는 것도 상대적으로 짧은 데다가, 포메이션이라는 어떤 체계적인 개념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입니다만 축구 시장이 커지면서 실로 다양하게 변화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전술의 큰 축 두개는 변하지 않았으니 바로 스리백과 포백의 구분입니다.
최초의 축구가 적게 실점하기보단 많이 득점하자는 공격 축구, 드리블의 시대였다는 것은 많이들 아실겁니다. 펠레와 마라도나의 그리 길지 않은 활동 시대의 차이에서도 양 선수 중 최고를 꼽는 데 있어 그 기간 동안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마라도나를 높게 평가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중요한 근거로 사용되곤 하는데요. 이러한 이유로 볼 때 스리백과 포백의 흥망성쇠는 공격과 수비의 두 측면에서 그 흐름을 살펴보아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스리백은, 제가 알고 있기론 최초의 시작점은 그 유명한 아스날에서부터입니다. 아스날은 WM시스템의 가동을 통해 오프사이드 규정을 포메이션에 대입한 최초의 클럽이었죠. 역습형 전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을 통해서 아스날은 전방의 공격수들에게 무엇보다 역습시 빠른 속도로 기회를 만들어주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한 가지 지금의 스리백과 다른 점은 여기서 미드필더라는 개념은 아예 없었다는 건데요. 그만큼 초창기 축구가 난타전이었고 포메이션 진화는 어쩌면 수비를 강조하기 위해 생겨났으며 수비지향적으로 진화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20세기 중반 무렵까지만 해도 세계는 이렇게 가깝지 않았고 교류도 그만큼 드물었습니다. 영국 내에서 이 포메이션이 상당기간 유행하는 동안에 전체적인 변화의 계기는 월드컵이 될 수 밖에 없었는데요. 이 수비지향적인 포메이션에 대항한 방식으로서 브라질은 4-2-4를, 이탈리아는 빗장수비를 들고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개인 기량에서 유럽에 대한 남미 특유의 이점을 차리고자 했던 브라질은 최초로 미드필더의 개념을 도입해 소수이지만 두 명의 선수로 하여금 공수를 오가게 했습니다. 이 미드필더의 개념이 재미를 보자 미드필더의 숫자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 4-3-3을 거쳐 4-5-1까지로 급격히 이행했구요. 그 기간 동안에 브라질의 월드컵 성적은 훌륭했습니다.
비슷한 1960년 대에 이탈리아에서는 보다 수비지향적인 포메이션이 등장하는데, 아마도 그 이유는 초기 월드컵 2연패를 차지하고 20세기 초기부터 본격적인 리그를 가동했던 이탈리아가 클럽의 재정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리그의 전력차가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는데요. 브라질의 4백 보다도 수비를 강조한 5명의 수비수를 가동한 이 시스템은 인테르에서 시작되어 큰 반향을 몰고 왔으며 숱한 악평을 들었습니다. 재미없는 축구를 만드는 원흉이라는 비난을 듣게 되었죠. 하지만 결국 그 재미없는 축구는 이탈리아를 그 이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국가로 만들었으니 옳은 말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잉글랜드는 4-4-2의 원형을 만들었으나 이 4-4-2가 각광받는덴 조금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금은 잉글랜드 인들이 4-4-2에 대한 자부심이 크지만, 이 4-4-2를 제대로 운용한 것은 정작 영국인들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수비지향적인 포메이션에서 드디어 미드필더를 활용한 공수 양면의 강화에 눈을 뜨는데, 그것은 네덜란드에서부터였죠. 토탈 사커가 위대한 이유는 바로 '공간'이라는 개념을 훌륭히 도입했기 때문인데요. 공수 간격이라느니, 침투라느니 하는 팀단위 개념은 토탈 사커가 낳은 말들입니다. 벌떼처럼 공격한다느니, 전원 수비라느니 하는 신기의 축구로 추앙받기까지 했던 이 마법의 요체는 바로 간격유지였습니다. 체력을 바탕으로 피치 내에서 간격을 좁게 유지하면서 그라운드 곳곳에서 수적 우위를 점했던 이 전술에 기초해 지금의 콤팩트 축구가 태동하게 되었죠. 하지만 결국 네덜란드가 우승을 하지는 못했는데요, 이 공격적인 전술에 대항한 결승상대 서독의 전술이 바로 수비지향적 종점에 달한 이탈리아의 카데나치오의 독일식 적요에 동시대 최고의 선수였던 '카이저' 베켄바우어가 수비수로서 공격에까지 영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크루이프와 네스켄스 등의 네덜란드의 선수들 역시 훌륭한 선수들이었으나, 공격에 기조를 두고 창안된 포메이션의 한계였던지 석패를 당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리베로 시스템이 급격히 쇠락한 반면 토털 사커의 이념은 진화를 계속하고 있으니 역시 공격축구의 가치는 크다는 것을 알 수가 있잖나 싶네요.
숫자의 변화에 기인한 포메이션의 변화는 여기서 끝이 납니다. 1980년대 들어 조금씩 많이 뛸 수 있는 포지션인 미드필더의 역량을 최대화하는 연구 끝에 대세로 자리잡은 4-4-2에 대항하기 위해 3-4-3이 나타났으나, 4-5-1에는 취약했죠. 이후 이런 저런 연구 끝에 미드필더가 강화된 3-5-2가 나타났으나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는데 사실 스리백과 미드필더 보강이라는 명제의 일치는 포메이션론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숙제일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수비형 또는 공격형 미드필더에 더 괴물같은 선수들이 나타난다면 모를까, 3-5-2를 완벽히 수행하는 팀은 나타나기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어쨌든 수비적인 이유와 안정성, 그리고 장악의 용이성이라는 이유로 이후에 포메이션은 어지간한 팀이면 대부분 4백을 운용케 됩니다. 대신 간격은 계속 좁아졌고, 미드필더의 역량은 계속 중시되었습니다. 사이드백이 각광을 받게 된 이유도 스리백의 스토퍼와는 달리 포백의 사이드백은 오버래핑이라는 미덕이 추가되면서 공격에서까지 중요성을 띄게 되었기 때문이었죠. 반면에 전문 윙어의 입지는 계속 좁아져, 피니시까지 가능한 윙어가 아닌 다음에야 우선 수비를 요구받았습니다.
그 이후에서부터는 이 4-4-2에서 변형된 수 많은 시스템이 나오기 시작했죠. 4-3-1-2, 4-3-2-1, 4-2-3-1 등 고도의 전문화된 포메이션이 나오게 된 이유는 바로 포백이 갖는 장점의 최대화에 있었습니다. 안정된 포백을 운용하는 팀들은 각자 자신이 갖는 특색을 살리는 데 큰 이점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큰 의미에서 대세가 되었던 포메이션은 결코 없었으며 이는 그저 4-4-2의 자율성을 최대한 살리는 정도에 그쳤을 뿐이었죠.
하지만 지금 4-3-3이 새롭게 밀어닥치고 있습니다. 일전에 올렸던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4-3-3은 더욱 수비적인 축구로의 진화입니다. 4-4-2가 가졌던 안정성은 그대로 가져오면서 두 명의 미드필더를 포워드에 가깝게 올려 배치하는 이 포메이션은 이제 미드필더에게 요구할 수 있는 최대한을 부담시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4-4-2에서 4-3-3으로의 이행에 있어 큰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것은 윙포워드라는 새로운 개념이 도출되었기 때문인데요. 과거에 있었던 명칭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 의미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어서 사실 이 윙포워드가 공격수로 분류되어야 할지 미드필더로 구분되어야 할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죠. 더구나 사이드백과 연계되어야 완벽한 4-3-3을 구동할 수 있다는 점은 이제 포메이션의 발전이 어떤 점과 점의 논리가 아닌 선 또는 면으로 이동하고 있지 않은지까지 의심하게끔 만들고 있다는 겁니다.
조금 단언해서 말씀드리자면, 이 4-3-3이 널리 퍼져나갈수록 그리고 축구가 발전할수록 스리백은 사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의 스리백이 버텨나갈 수 있는 이유는 네 명 또는 세 명의 미드필더가 최우선 적으로 수비를 부담하기 때문입니다만 선수들의 역량이 강화될수록 포메이션의 사용 자체가 위축될 수 밖에 없는 비효율적인 구조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죠. 지금은 비록 아르헨티나식 3-5-2가 유명합니다만, 이것은 시대에 처진 메디아푼타 때문일 뿐이며 아르헨 역시 포백에 기반한 포메이션을 도입 중이라 알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스리백은 포메이션의 황금율이 아니었던 셈이죠.
쓰고 나니 매우 긴 글이 되었네요. 스리백과 포백의 차이가 원톱, 투톱 또는 스리톱의 차이보다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아무래도 축구의 발전방향이 이기는 것보다 지지 않는 것으로 이행해가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현실적으로 이제는 승부차기를 대비하는 감독이 능력있는 감독이 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기도 한데요. 그래도 일부의 공격축구론자들이 있기에 이 포메이션의 변화가 더욱 긍정적으로 흘러가지 않나 싶습니다. 또 재미도 있구요. 말이 조금 새기는 했습니다만, 스리백과 포백의 차이점이 단순한 숫자의 차이뿐만이 아니라(물론 시작은 그러했습니다만) 더 다양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쓰면서 가물가물해지는 기억 때문에 여러 자료들, 기사들 찾아봤는데 이 포메이션 담론에 대해 많은 분들이 이미 여러 사이트에 글을 올려주셨더군요. 야구가 통계를 중요시 하듯이, 언젠가 축구라는 불확실한 운동에 대해서도 확률적인 분석이 가능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도전해보고 싶은 과제이구요.
포메이션이라는 것의 역사는 사실 백년이 채 안되죠. 축구의 역사라는 것도 상대적으로 짧은 데다가, 포메이션이라는 어떤 체계적인 개념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입니다만 축구 시장이 커지면서 실로 다양하게 변화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전술의 큰 축 두개는 변하지 않았으니 바로 스리백과 포백의 구분입니다.
최초의 축구가 적게 실점하기보단 많이 득점하자는 공격 축구, 드리블의 시대였다는 것은 많이들 아실겁니다. 펠레와 마라도나의 그리 길지 않은 활동 시대의 차이에서도 양 선수 중 최고를 꼽는 데 있어 그 기간 동안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마라도나를 높게 평가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중요한 근거로 사용되곤 하는데요. 이러한 이유로 볼 때 스리백과 포백의 흥망성쇠는 공격과 수비의 두 측면에서 그 흐름을 살펴보아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스리백은, 제가 알고 있기론 최초의 시작점은 그 유명한 아스날에서부터입니다. 아스날은 WM시스템의 가동을 통해 오프사이드 규정을 포메이션에 대입한 최초의 클럽이었죠. 역습형 전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을 통해서 아스날은 전방의 공격수들에게 무엇보다 역습시 빠른 속도로 기회를 만들어주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한 가지 지금의 스리백과 다른 점은 여기서 미드필더라는 개념은 아예 없었다는 건데요. 그만큼 초창기 축구가 난타전이었고 포메이션 진화는 어쩌면 수비를 강조하기 위해 생겨났으며 수비지향적으로 진화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20세기 중반 무렵까지만 해도 세계는 이렇게 가깝지 않았고 교류도 그만큼 드물었습니다. 영국 내에서 이 포메이션이 상당기간 유행하는 동안에 전체적인 변화의 계기는 월드컵이 될 수 밖에 없었는데요. 이 수비지향적인 포메이션에 대항한 방식으로서 브라질은 4-2-4를, 이탈리아는 빗장수비를 들고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개인 기량에서 유럽에 대한 남미 특유의 이점을 차리고자 했던 브라질은 최초로 미드필더의 개념을 도입해 소수이지만 두 명의 선수로 하여금 공수를 오가게 했습니다. 이 미드필더의 개념이 재미를 보자 미드필더의 숫자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 4-3-3을 거쳐 4-5-1까지로 급격히 이행했구요. 그 기간 동안에 브라질의 월드컵 성적은 훌륭했습니다.
비슷한 1960년 대에 이탈리아에서는 보다 수비지향적인 포메이션이 등장하는데, 아마도 그 이유는 초기 월드컵 2연패를 차지하고 20세기 초기부터 본격적인 리그를 가동했던 이탈리아가 클럽의 재정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리그의 전력차가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는데요. 브라질의 4백 보다도 수비를 강조한 5명의 수비수를 가동한 이 시스템은 인테르에서 시작되어 큰 반향을 몰고 왔으며 숱한 악평을 들었습니다. 재미없는 축구를 만드는 원흉이라는 비난을 듣게 되었죠. 하지만 결국 그 재미없는 축구는 이탈리아를 그 이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국가로 만들었으니 옳은 말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잉글랜드는 4-4-2의 원형을 만들었으나 이 4-4-2가 각광받는덴 조금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금은 잉글랜드 인들이 4-4-2에 대한 자부심이 크지만, 이 4-4-2를 제대로 운용한 것은 정작 영국인들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수비지향적인 포메이션에서 드디어 미드필더를 활용한 공수 양면의 강화에 눈을 뜨는데, 그것은 네덜란드에서부터였죠. 토탈 사커가 위대한 이유는 바로 '공간'이라는 개념을 훌륭히 도입했기 때문인데요. 공수 간격이라느니, 침투라느니 하는 팀단위 개념은 토탈 사커가 낳은 말들입니다. 벌떼처럼 공격한다느니, 전원 수비라느니 하는 신기의 축구로 추앙받기까지 했던 이 마법의 요체는 바로 간격유지였습니다. 체력을 바탕으로 피치 내에서 간격을 좁게 유지하면서 그라운드 곳곳에서 수적 우위를 점했던 이 전술에 기초해 지금의 콤팩트 축구가 태동하게 되었죠. 하지만 결국 네덜란드가 우승을 하지는 못했는데요, 이 공격적인 전술에 대항한 결승상대 서독의 전술이 바로 수비지향적 종점에 달한 이탈리아의 카데나치오의 독일식 적요에 동시대 최고의 선수였던 '카이저' 베켄바우어가 수비수로서 공격에까지 영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크루이프와 네스켄스 등의 네덜란드의 선수들 역시 훌륭한 선수들이었으나, 공격에 기조를 두고 창안된 포메이션의 한계였던지 석패를 당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리베로 시스템이 급격히 쇠락한 반면 토털 사커의 이념은 진화를 계속하고 있으니 역시 공격축구의 가치는 크다는 것을 알 수가 있잖나 싶네요.
숫자의 변화에 기인한 포메이션의 변화는 여기서 끝이 납니다. 1980년대 들어 조금씩 많이 뛸 수 있는 포지션인 미드필더의 역량을 최대화하는 연구 끝에 대세로 자리잡은 4-4-2에 대항하기 위해 3-4-3이 나타났으나, 4-5-1에는 취약했죠. 이후 이런 저런 연구 끝에 미드필더가 강화된 3-5-2가 나타났으나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는데 사실 스리백과 미드필더 보강이라는 명제의 일치는 포메이션론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숙제일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수비형 또는 공격형 미드필더에 더 괴물같은 선수들이 나타난다면 모를까, 3-5-2를 완벽히 수행하는 팀은 나타나기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어쨌든 수비적인 이유와 안정성, 그리고 장악의 용이성이라는 이유로 이후에 포메이션은 어지간한 팀이면 대부분 4백을 운용케 됩니다. 대신 간격은 계속 좁아졌고, 미드필더의 역량은 계속 중시되었습니다. 사이드백이 각광을 받게 된 이유도 스리백의 스토퍼와는 달리 포백의 사이드백은 오버래핑이라는 미덕이 추가되면서 공격에서까지 중요성을 띄게 되었기 때문이었죠. 반면에 전문 윙어의 입지는 계속 좁아져, 피니시까지 가능한 윙어가 아닌 다음에야 우선 수비를 요구받았습니다.
그 이후에서부터는 이 4-4-2에서 변형된 수 많은 시스템이 나오기 시작했죠. 4-3-1-2, 4-3-2-1, 4-2-3-1 등 고도의 전문화된 포메이션이 나오게 된 이유는 바로 포백이 갖는 장점의 최대화에 있었습니다. 안정된 포백을 운용하는 팀들은 각자 자신이 갖는 특색을 살리는 데 큰 이점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큰 의미에서 대세가 되었던 포메이션은 결코 없었으며 이는 그저 4-4-2의 자율성을 최대한 살리는 정도에 그쳤을 뿐이었죠.
하지만 지금 4-3-3이 새롭게 밀어닥치고 있습니다. 일전에 올렸던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4-3-3은 더욱 수비적인 축구로의 진화입니다. 4-4-2가 가졌던 안정성은 그대로 가져오면서 두 명의 미드필더를 포워드에 가깝게 올려 배치하는 이 포메이션은 이제 미드필더에게 요구할 수 있는 최대한을 부담시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4-4-2에서 4-3-3으로의 이행에 있어 큰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것은 윙포워드라는 새로운 개념이 도출되었기 때문인데요. 과거에 있었던 명칭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 의미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어서 사실 이 윙포워드가 공격수로 분류되어야 할지 미드필더로 구분되어야 할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죠. 더구나 사이드백과 연계되어야 완벽한 4-3-3을 구동할 수 있다는 점은 이제 포메이션의 발전이 어떤 점과 점의 논리가 아닌 선 또는 면으로 이동하고 있지 않은지까지 의심하게끔 만들고 있다는 겁니다.
조금 단언해서 말씀드리자면, 이 4-3-3이 널리 퍼져나갈수록 그리고 축구가 발전할수록 스리백은 사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의 스리백이 버텨나갈 수 있는 이유는 네 명 또는 세 명의 미드필더가 최우선 적으로 수비를 부담하기 때문입니다만 선수들의 역량이 강화될수록 포메이션의 사용 자체가 위축될 수 밖에 없는 비효율적인 구조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죠. 지금은 비록 아르헨티나식 3-5-2가 유명합니다만, 이것은 시대에 처진 메디아푼타 때문일 뿐이며 아르헨 역시 포백에 기반한 포메이션을 도입 중이라 알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스리백은 포메이션의 황금율이 아니었던 셈이죠.
쓰고 나니 매우 긴 글이 되었네요. 스리백과 포백의 차이가 원톱, 투톱 또는 스리톱의 차이보다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아무래도 축구의 발전방향이 이기는 것보다 지지 않는 것으로 이행해가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현실적으로 이제는 승부차기를 대비하는 감독이 능력있는 감독이 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기도 한데요. 그래도 일부의 공격축구론자들이 있기에 이 포메이션의 변화가 더욱 긍정적으로 흘러가지 않나 싶습니다. 또 재미도 있구요. 말이 조금 새기는 했습니다만, 스리백과 포백의 차이점이 단순한 숫자의 차이뿐만이 아니라(물론 시작은 그러했습니다만) 더 다양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쓰면서 가물가물해지는 기억 때문에 여러 자료들, 기사들 찾아봤는데 이 포메이션 담론에 대해 많은 분들이 이미 여러 사이트에 글을 올려주셨더군요. 야구가 통계를 중요시 하듯이, 언젠가 축구라는 불확실한 운동에 대해서도 확률적인 분석이 가능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도전해보고 싶은 과제이구요.
출처 : 사커월드(무대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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