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시장은 구경할게 없어서 곧바로 서울역으로 갔다.
서울역도 구경할게 있는건 아니었지만 가보고 싶어서 빠른 걸음으로 이동했다.
점심시간이 점점 지나고 있어 배도 고팠고.
남대문시장에서 서울역으로 가다보면 대우빌딩이 보인다.
예전 취업나가서 심부름으로 몇번 왔던곳인데. 이름 안 바뀌고 오래 있다.
건물값은 무지 비쌀듯.
회현역에서 그리 멀지 않아 걸어오기는 편했다.
여기도 너무 오랜만이라. 거의 10년만인가?
예전 구역사 일때 온걸로 기억하니까.
그때 대학 다닐때였는데 그땐 막차가 11시쯤 끊겼다.
친구들이랑 늦게까지 놀다가 지하철이 끊겨서 2호선을 탈 수가 없어 어쩔수 없이
1호선을 계속 타고 서울역에서 361번 버스를 타려고 했다.
늦은밤이라 361번 버스를 잘 오지 않았고, 갑자기 한 아줌마가 내 옆으로 다가와서
'학생 놀다가' 라고 하는데 너무 당황스러웠다.
아줌마가 재밌게 해준다고 놀다가 가라는데. 어쩔줄 몰라했고,
마침 361번 버스가 와서 죄송하다고 얘기하고는 바로 버스를 탔다.
아직도 생생한 기억. 그런데 그 아줌마한테 죄송하다는 말까지 할 필요가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웃음이 나온다. 그땐 참 순진했는데. 물론 지금도 순진하다. ^^;;
서울역 앞에 남대문경찰서가 있었네.
서울역 신역사.
구역사를 사진으로 남겨놓지 못한게 정말 아쉽다.
옆에 복원을 하는것 같긴 한데. 그래도 느낌이 다르지.
용산역도 그렇고 안양역도 그렇고 새로 지은 역들이 깔끔하긴 하다.
서울역 내부는 일반 역들과 크게 다를게 없었다.
한가지 다른거라면 이것.
스포츠 경기가 있으면 대형 TV에 몰려있는 사람들.
뉴스에서 자주보던 장면이다.
방송국, 신문사 기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고. 나도 한 컷 찍어봤다.
그리고 나도 사람들과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 이런거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
예전에 안양역에서 한 번 해봤지만 그땐 친구 둘이랑 어떤 아저씨 한명이 전부였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랑 역에서 스포츠를 본건 처음이다.
서울역에서 구경하는 인파중에 절대 빠지지 않는 군인 아저씨.
아니지 군인 동생.
피겨스케이팅을 보고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타이밍이 정말 예술이었다.
아사다 마오가 먼저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이후 김연아선수가 나와서 아사다 마오를 바로 2위로 떨어뜨려 버렸다.
이게 진정한 실력의 차이. 아사다 마오가 먼저 높은 점수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동요하지 않고 자신의 실력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게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한다.
이틀 후에는 김연아가 먼저 연기를 했고 최고점을 받은 상태에서 아사다 마오가 연기에 들어갔지만
아사다 마오는 그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실수를 연발하면서 2위에 만족해야 했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가장 큰 차이는 정신력이 아닌가 싶다.
피겨스케이팅을 보고 배가 너무 고파 점심을 먹을 생각에 식당을 둘러봤다.
그런데 역시나 가격이 만만치 않아 결국 햄버거로 결정. 런치타임을 이용하기로 했다. ㅠ.ㅠ
항상 이용하던 맥도날드 런치 대신 오늘은 롯데리아 런치다. 이 곳은 맛도 더 좋고, 값도 저렴하다.
이 곳에서 햄버거를 먹고, 이날 남산-서울역 투어를 마쳤다.
다리가 좀 아프긴 했지만 그래도 잘 갔다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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