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이다.

무장공비가 침투할 당시 갖고 내려온 북한 군수물자 같이 생겼지만

이것은 지갑이 확실하다.

이 지갑을 사용한게 10년이 조금 넘은 것 같다.

너무 오래 되어 정확한 시기는 떠 오르질 않는다.

다만 기억하는건 내가 대학에 들어갈 때쯤 이었으니까 확실히 10년은 넘었다.

지갑 없이 생활을 하다가 어머니가 선물로 주신거다.

바지 주머니에 2,000원과 버스카드만 넣고 다니다보니 지갑이라는게 필요가 없었다.

지갑이 생긴 이후로도 내 지갑은 2,000원과 버스카드 한 장.

아!! 주민등록증도 들어가 있었다. 그 전엔 주민등록증도 갖고 다니질 않았으니까.

 

이 지갑을 갖고 군에 입대해 사용했고, 제대 후에도 이 지갑을 사용했다.

오랜 기간 사용을 하다보니 도색이 벗겨지기 시작했고 지금에 이르렀다.

주변 사람들은 바꾸라고 난리지만 아직까지 쓸만 하다.

물론 다 벗겨지고, 지갑 내부도 다 낡아 찢어지고, 갈라지고 말이 아니지만.

어떤 지갑을 사용하는지 보단 지갑에 어떤 내용물이 들어있는지가 내겐 더 중요하다.

 

문득 떠 오르는 에피소드.

지인의 주선으로 소개팅을 한 적이 있었는데 소개팅이 끝나고 지인에게 상대방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상대방은 나와 만난 후 내 지갑을 보고 기겁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연락처를 안 준 건가?(지갑 때문만은 아니잖아!)

 

 

 

Posted by 공차는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