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독일에 도착했다. 실은 12일에 있었던 일본-호주전은 카이저슬라우테른에서 볼 예정이었지만 일거리가 쌓여 결국은 TV로 보게됐다. 설마 질거라고는 생각못했었는데... 완전 안습이었다. 그전까지는 월드컵 개막이랍시고 두근두근했었는데... ㅠㅠ
그래도 실제로 독일에 오니까 거리는 월드컵 무드로 좀 살맛이 난다. 최초로 본 경기 포르투갈-이란전은, 내가 좋아하는 스페인 바스셀로나의 데코가 득점해서 뛸듯이 기뻤다.
지금, 쯔바사는 바로 그 바로셀로나에서 활약하고있다. 98년 프랑스월드컵때, 프랑스엔 숙소를 잡을수가 없어서 어쩔수없이 바르셀로나에서 프랑스까지 다녔었다. 바르셀로나의 홈구장 캄프노우를 보고서, 쯔바사가 유럽에서 플레이한다면 바로 여기라고 생각했다. 가우디의 건축물로도 유명한 예술의 도시이기도 한 점이 왠지 나한테도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르셀로나의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의 회장이, '어째서 쯔바사를 우리팀에 넣어주지않았느냐?'라고 항의했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스페인등지의 유럽 뿐만 아니라, 중동이나 아시아 등등 세계각지에서 [캡틴 쯔바사]가 방영되고있다. 자신의 축구관이 틀리지않았었다고 생각하니, 왠지 자신감이 생긴다.
프랑스의 지단, 이탈리아의 델피에로,지라르디노,스페인의 라울 등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이 스스로 [캡틴 쯔바사]의 팬이라고 말해준다. 일본의 선수를 강하게 만들기위해 그리기 시작했었던것이, 라이벌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버려서 좀 놀랐었다.
원래 야구소년이었던 내가, 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을 보고 축구의 재미에 눈떴다. 당시 일본에서는 야구가 유행했었고, 축구의 재미를 알수있을만한 정보 자체도 거의 없었다. 일본리그의 시합은 관중석이 텅텅 비어있었고, 만화계에서조차 축구만화는 금기시되었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이, 신선한 소재가 널려있었다.
쯔바사를 미드필더로 했던건, 득점하는것 이외에도 게임을 컨트롤하는 쪽이 재미있을거라고 생각해서였다. 당시는 지코,마라도나,플라티니 등등의 레전드급 미드필더들이 많았던 시절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좋은 포워드가 자라나지 않았던 것은 쯔바사가 미드필더였기때문이다'라는 말을 곧잘 듣곤 하지만, 역시 일본인의 기질은 포워드보다는 미드필더가 아닌가 싶다.
쯔바사의 대명사가 된 [볼은 친구다!]라는 구절은 순전 우연히 떠올랐다. 그렇지만, 일본의 오노라던가 브라질의 호나우딩요 등등, 언제나 볼과 함께 지냈던 선수들이 활약하는것을 보니, 꿈이 현실이 된 기분이다.
쯔바사가 월드컵에서 우승할때까지 그릴 각오로 연재를 시작했다. 그렇지만 지금 만화에서의 쯔바사는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있는 단계. 어느새인가 현실이 만화를 훌쩍 뛰어넘어버렸다. 뭐, 만화에서는 1시합을 끝내는데 몇개월씩 걸려버리니깐 어쩔수없는 것일까. 쯔바사가 월드컵에 출장할수 있는건 한동안은 먼 훗날 이야기가 되버릴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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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하시 요우이치
1960년 7월 도쿄 출생. 80년 [캡틴 쯔바사]로 프로데뷰.
94년 [캡틴쯔바사 월드유스편], 2001년 [캡틴쯔바사 ROAD TO 2002]를 거쳐,
현재 [캡틴쯔바사 GOLDEN-23] 연재중.
취미는 40살부터 시작한 풋살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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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20일 요미우리 신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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